7일간의 몽골 여행 총정리 – (3일차) 달란자드가드, 욜링암
7일간의 몽골 여행 총정리
푸르공을 타고 몽골 초원을 달리며 우리는 몽골 대륙의 남쪽으로 내려왔어요.
처음 게르에서 숙박을 마치고 이어지는 욜링암에서의 승마체험, 그토록 상상해오던 몽골의 윈도우 배경화면 급 대 자연의 풍경, 그리고 별똥별까지.
몽골 여행 3일차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7일간의 몽골 여행 총정리 - 일자별 여행기 보기 1일차 - 울란바토르 2일차 - 차강소브라가, 첫 게르 3일차 - 달란자드가드, 욜링암 4일차 - 홍고르엘스 5일차 - 바양작, 달란자드가드 6, 7일차 - 테를지, 자이승전망대, 그리고 귀국
몽골 여행 3일차 – 달란자드가드, 욜링암
게르에서 보낸 잠자리는 아주 괜찮았어요. 5시간이 넘는 푸르공 드라이빙의 여파 덕분인지 아주 꿀잠을 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8월이기 때문에 해가 일찍 뜨기 시작했는데요. 이 이른 시간에 눈을 뜨고 조용히 밖으로 나온 이유! 바로 화장실에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게르 캠프에서도 화장실 시설은 매우 열악하기 때문 모두가 잠든 이 새벽에 조용히 해결했습니다. ?
보통 게르 캠프의 화장실은 게르로부터 50m 정도 떨어진 곳에 땅을 파고 그 위에 가림막 정도를 설치해둔 형태로 있어요. 옛날 우리의 수세식 화장실과 똑같은 형태로 보시면 되는데. 정말 냄새가 지독합니다. ? 그래서 생활하는 게르와 거리를 두고 설치해둔 것 같았어요.
오늘도 아침의 날씨는 흐림. 날씨가 얼른 맑아지길 기도하며 푸르공을 타고 3일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몽골의 남자 답게 거대한 체격의 드라이버님은 정말 말이 없으셔서 여행 내내 목소리를 들어본 것이 다섯 번도 안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럽게 저희를 곳곳의 여행지로 데려다 주셨어요!
달란자드가드
Dalanzadgad
아침부터 향한 곳은 주변의 소도시 ‘달란자드가드’. 바로 유료 샤워장을 이용하기 위해서였어요. 시설은 개인별 샤워실에 탈의실이 함께 있는 구조였는데요. 사실 한국의 모든 것과 비교하면 열악했지만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들 샤워장을 나오니 그렇게 뽀송뽀송하고 깨끗해 보일 수가 없었어요. ? 보통 몽골의 사막 투어 중에는 이렇게 샤워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은데 가이드 사라는 저희를 특별히 배려해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샤워장으로 데려로 데려와 주었습니다.
이 조그마한 소도시에서는 전기 미니버스가 대중교통 수단인가 보더라구요. 그리고 이곳은 버스 차고지 같은 느낌이었어요. 주민들이 버스를 타려고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욜링암으로 향하기 전, 달란자드가드의 한 식당에 들러 아침을 해결했어요. 몽골식 만두와 샐러드였는데 역시나 한국인이 먹기에 큰 거부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문명의 맛 콜라와 환타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
그리고 다시 시작된 욜링암까지의 몽골 드라이브.
이미 몸이 적응해버린 것인지 이 울퉁불퉁한 오프로드 길을 차가 부셔질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데도 아주 편안했습니다. 이렇게 달리면 타이어가 터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이 다음 날부터 엄청나게 펑크가 나기 시작했어요. ?
달란자드가드부터 욜링암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이 날은 욜링암에 가기 전에 이 날 묵을 게르에 먼저 들렀어요.
다행히 날씨가 거짓말같이 맑아지고 있었죠! 이 날의 게르 주변은 초록초록한 초원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서 정말 예뻤어요.
기분 좋게 짐을 정리하고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욜링암으로 출발!
그런데 욜링암 입구에 다다르자 며칠 전 비가 내린 탓에 차들이 늪에 빠져 움직이질 못하고 있더라구요. 몽골의 도로는 비포장 도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여행지로의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했어요.
저희의 듬직한 베스트 드라이버님께서는 이런 극악무도한 오프로드에서도 요리조리 늪을 잘 피해 다니시며 무사히 욜링암까지 갈 수 있었지만요. ?
그래도 이 늪에 빠진 차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모든 몽골의 드라이버들이 차를 앞에서 끌어주고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 드라이버님도 앞에 가던 푸르공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큰 소리로 가이드를 해주시더라구요.
욜링암
(Yolyn Am)
험난한 오프로드를 지나 드디어 도착한 욜링암 입구.
욜링암은 일년내내 얼음이 녹지 않는 고르왕새항 국립공원입니다. 어원은 독수리계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저도 직접 가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많지는 않지만 독수리들이 날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트래킹 또는 승마체험을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협곡의 아름다운 기암괴석, 계곡 등이 잊지 못할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이 곳은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여러 서양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에 오기 전 가장 기대가 컸던 곳이었어요. 초록으로 펼쳐진 협곡에서 승마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입구에 도착하니 원하는 말을 하나씩 골라 타라고 하더군요. 인생 처음의 승마였지만 떨리기 보다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가장 빨리 달릴 것 같은 아이에 올라 탔습니다.
팀원들도 말을 하나씩 골라 타고 욜링암의 협곡 안으로 출발!
안전을 위해서인지 저희 팀의 그룹에 3명의 가이드 인원들이 동행했습니다. 이 가이드 인원들은 우리나라의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나이 대였는데 이렇게 자신의 일도 묵묵히 해내고 있더라구요.
크! 정말 멋있지 않나요? 꼭 반지의 제왕 영화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말을 전속력으로 달리게 하고 싶었지만 어린 몽골 가이드들이 싫어할 것 같아서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
천천히 말을 타고 가던 중, 옆으로 지나가던 몽골 아이들. 아니 무슨 저렇게 어린 아이들이 말을 저렇게 잘 타는지 진짜 넋 놓고 바라봤던 것 같아요.
몽골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말을 타기 때문에 거의 말을 신체의 일부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안다고 하더라구요. (나는 저 나이 때 뭐 했지? ?)
중간중간 계곡도 건너고. 정말 모두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을 타며 욜링암의 깊은 곳까지 향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빨라보일 것 같아서 선택한 제 말이 중간부터 말을 안듣고 다시 뒤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더니 제가 의도한대로 절대 움직이질 않더라구요.
그러자 저희와 동행하던 가이드 중 한 명이 말을 타고 저를 쫓아와서 겨우 말을 진정시켰어요. 알고보니 제가 선택한 말이 원래 ‘문제아’ 말이었더라구요. ? 그래서 그 때부터 가이드 아이가 제 말을 붙잡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첫 승마에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을 타볼 수 있어서 내심 기뻤다는… ?
욜링암 코스의 끝자락에는 수제 공예품을 파는 상인이 몇 분 계시더라구요. 이곳 욜링암의 돌을 조각한 공예품도 있었어요. 딱히 매력적인 상품이 없어서 아무 것도 구입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사진의 상인 아저씨는 역사 속 칭기스칸의 시대에서 튀어나오신 느낌이 풍겨서 아주 신기했어요. 저 체격, 저 수염… ?
욜링암에서의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승마체험을 마치고 저희는 게르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가이드 사라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배 고파서 먹은 AKULCHEV라는 러시아 와플! 살구 쨈이 들어있는 와플이었는데 전 진짜 이게 몽골에서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슈퍼에서 엄청나게 많이 챙겨왔답니다. (지금도 구할 수만 있으면 구해서 먹고 싶어요)
그리고 이어진 오늘의 저녁, 제육볶음! 사라는 한국에서 오랜 기간 살다가 왔기 때문에 한국어도 잘하고 한국음식도 거의 한국인 수준으로 잘 했어요. 덕분에 여행 내내 정말 맛있는 한국 음식도 많이 먹을 수 있었답니다.
몽골에서의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
이 날은 일정이 4시 쯤 마무리 되어 이 때부터 자유시간이 주어졌어요.
그래서 팀원들과 잠시동안 개인별 시간을 갖기로 이야기 하고 게르를 나와 초원을 혼자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날씨 정말 환상적이죠!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이 말도 안되는 풍경.
정말 윈도우 배경화면 보는 줄 알았어요. 난 데 없이 아무도 없는 초원 한 가운데 서 있는 농구 골대도 신기했구요. 걷는 내내 “와 말도 안돼” 라는 혼잣말을 하면서 사진의 언덕을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워낙 끝없는 초원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사진으로는 높이가 가늠이 안되는데요. 생각보다 높은 고도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펼쳐진 더, 더 말도 안되는 몽골 초원의 풍경.
신기하게도 저 멀리 지평선 부근에 보이는 곳이 바다가 아닌데 바다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분명 이 대륙의 사방에는 바다가 절대 없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언덕의 정상에는 동물의 머리 뼈가 바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뭔가 제단에 바치는 제물인듯 했어요. 몽골에는 아직 이러한 의식의 풍습이 남아있는 걸까? 이 사진의 지평선 부근에도 푸른 바다처럼 보이네요.
정상 부근에서 그대로 드러누웠습니다. 누운채로 이 풍경을 바라보면서 가장 잘 어울릴법한 음악을 들었어요.
아직 몽골 여행의 3일차이지만 결론적으로 여행의 모든 순간 중 이 순간이 가장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상상만하던 몽골의 풍경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었어요. 날씨도, 풍경도 완벽했고 잠시동안의 혼자만의 시간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 때 봐도봐도 믿기지 않는 풍경에 1시간은 보냈던 것 같아요.
위 영상은 이 풍경을 오래오래 보고 싶어서 내려 가는 길에 찍어보았어요. 요즘도 스트레스로 몽골이 그리워질 때면 이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
게르가 있는 곳까지 내려오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가더라구요.
얼마 있지 않아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았습니다. 저 먹구름을 보고 있으니 번개가 반짝이는 게 보이는데 그것 또한 너무 경이로워 보였어요. 다행히 저 먹구름은 저희의 게르가 있는 곳까지 오지 않아 비는 피할 수 있었네요.
이렇게 몽골 여행의 3일째 밤도 지나갑니다. 이 날은 맥주 대신 몽골하면 유명한 보드카를 마셔보기로 했는데요. 보드카도 역시 ‘칭기스칸’ 입니다. ? 첫 날 울란바토르 시내 마트에서 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 했던 것 같아요.
이 날도 카드게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의 일정이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죠!
달빛이 어두워지는 새벽 시간에 일어나서 전 날 보지 못한 은하수를 봐야만 하는 아.주.아.주 중요한 스케쥴이 남아 있었습니다. 다들 새벽에 비몽사몽 일어나서 닥치는대로 옷을 껴입고 게르 밖으로 나갔습니다. (새벽은 정말 겨울처럼 추웠어요)
그리고 제대로 마주한 몽골의 밤 하늘 풍경! 맨 눈으로도 별이 쏟아질 듯 많이 보였어요. 그 비몽사몽한 정신에서도 저희는 그 풍경에 또 한 번 넋을 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건진 Best 사진!
무수히 많은 별과 은하수를 찍은 사진인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사진 우측 상단에 하얀 선이 하나 그어져 있더라구요. 처음에 이게 뭔가 싶었는데 별똥별인 것이었습니다. ??? (이 사진은 평생 간직하고 대대손손 보여줄거에요)
이렇게 오들오들 떨며 30분도 안되어 다들 다시 잠을 자러 게르로 들어갔답니다. 하하… 역시 몽골의 별도 좋지만 잠이 최고에요. 이렇게 정말 몽골에서의 3일째 밤이 끝났습니다.
다음 날은 고비 사막투어의 메인 일정인 홍고르엘스 사막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