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의 몽골 여행 총정리 – (4일차) 홍고르엘스
7일간의 몽골 여행 총정리
욜링암에서의 승마체험과 초록초록한 몽골의 대 초원을 느낄 수 있었던 몽골 여행의 3일차가 지나고 4일차 아침이 밝았어요.
4일차는 몽골 ‘고비사막투어’의 꽃, 홍고르엘스 사막으로 향하는 날입니다. 세계 3대 사막 중 하나인 고비사막의 실제 느낌은 어떨지, 또 생각보다 너무 크고 높아서 놀랐던 낙타체험은 어떨지. 4일차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7일간의 몽골 여행 총정리 - 일자별 여행기 보기 1일차 - 울란바토르 2일차 - 차강소브라가, 첫 게르 3일차 - 달란자드가드, 욜링암 4일차 - 홍고르엘스 5일차 - 바양작, 달란자드가드 6, 7일차 - 테를지, 자이승전망대, 그리고 귀국
몽골여행 4일차 – 홍고르엘스
게르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이에요.
이 날은 날씨가 정말 미쳤죠! 전 날과 비교해 너무 좋은 날씨 덕분에 기분 좋게 게르에서 나와 아침 산책을 즐겨봅니다. 온통 초록과 파랑, 그리고 사이사이 게르의 하얀색이 참 예쁘죠? 아침 일찍부터 우리의 드라이버님은 차량 정비에 바쁘시네요!
이 곳 캠프에서는 저희 팀말고 몇 팀이 더 와서 함께 밤을 보냈어요. 아무래도 대부분 한국분들이 많고 가끔 외국인들도 보이더라구요.
다들 비몽사몽한 몰골은 말이 아닌(?) 상태로 게르에서 나와 생수통을 들고 양치와 간단한 세수를 하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씻지 못하는 생활이 벌써 적응이 되어버린 듯 했어요.
오늘의 가이드 사라의 아침 메뉴는 햄버거! 전 날까지 계속 먹던 한국 요리와 비슷한 몽골 음식도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도시의 맛은 잊지 못하겠더라구요 ?
타이밍 좋게 햄버거를 먹은 햄버거는 정말 비싼 수제버거, 맥도날드, 버거킹 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잊지 못합니다. ? 햄버거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오늘의 일정, 홍고르엘스로 출발하기 위해 짐을 챙겨봅니다.
홍고르엘스로 향하는 도로는 정비가 잘 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아주 뻥 뚫린 지평선과 초원을 볼 수 있었죠! 이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달렸습니다.
이 몽골의 도로를 푸르공과 함께 달리며 꼭 듣고 싶었던 곡이에요. 덕분에 지금도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몽골의 도로 위에 있는 기분이 들어서 자주 듣고 있어요. 노래마다 자신의 추억이 담겨 있고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추억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아래의 Depapepe 곡이에요.
이 멋진 도로 위에서 사진을 안찍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팀은 잠깐 차를 세우고 오래오래 기억될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날씨도 좋고 에너지도 넘치고 함께한 이 사람들도 좋았던 이 곳, 이 순간! 사진을 왕창 찍고 다시 푸르공을 타고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어요.
초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와 양, 염소의 풍경은 이제 익숙해졌지만. 참 다시 보니 저 풍경이 또 그리워지네요.
열심히 달려가던 중 어느 덧 점심시간이 되었네요. 이 날의 가는 길에는 휴게소나 마땅한 식당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바위산 그늘 아래에 차를 세우고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오늘의 메뉴는 라면! 그것도 신라면! 오리지날 한국의 맛이 그리울 때가 왔죠. ? 아침 햄버거도 그렇지만 가이드 사라가 우리의 생각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메뉴 선정을 하는 것 같았어요.
라면국물로 이 몽골의 자연을 괴롭힐 수 없으니 국물까지 싹싹 흡입해버렸습니다. (크~ 오늘은 라면 먹어야겠습니다.)
점심도 해결하고 계속해서 홍고르엘스를 향해 달렸어요. 하늘의 새 하얀 구름이 마치 새 같기도 하고. 참 예쁘죠?
구름 뒷편으로 드디어 몽골의 고비 사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때의 느낌은 생각보다 사막이 작네? 였어요. 하지만 그 생각은 실제 고비 사막 앞에 섰을 때 엄청난 오해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초반의 잘 정비된 도로를 달리다가 비포장 흙 길을 달리다보니 우리의 푸르공 타이어에 펑크가 나버렸네요. 사실 여행 중 펑크가 한 다섯 번은 났던 것 같아요. 익숙한 듯 운전석에서 수리 도구를 꺼내어 수리를 시작하시는 우리의 드라이버님.
차가 펑크난 이 순간도 우리에겐 여행이었어요. 펑크난 차를 두고 이 멋진 날씨와 함께 또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푸르공은 정말이지 푸르공만의 감성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쩜 저리 투박하면서도 예쁠까요.
타이어 수리가 마무리 되어 가고 풀 뜯는 염소 떼 처럼 흩어져 있던 저희는 하나 둘 다시 모였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이 날의 캠프!
이 캠프는 전 날까지의 캠프들과 비교해서 시설이 아주 호텔 급이었어요. 아무래도 홍고르엘스가 유명 관광지라서 그런지 캠프의 규모도 더 크더라구요.
사진에 보이듯이 취사와 설거지가 가능한 식당, 레크리에이션 시설(노래방, 탁구장 등), 그리고 가장 놀라운 샤워장?이 있었어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꽤나 기다려야 했고, 물도 졸졸졸 나오는 수준이었지만 몽골에서 샤워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인지… ?
이 날 저희가 배정받은 게르에요. 천장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정말 예뻤어요.
도착하자마자 낙타체험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왜 옷을 갈아 입었냐면… 낙타가 생각보다 아주 냄새가 심하거든요? 한 번 타고나면 그 낙타의 똥(!) 냄새가 옷에 스며 들기 때문에 옷을 갈아입는 것을 추천하더라구요.
낙타 체험
드디어 마주친 낙타들. 저렇게 움직이지도 않고 얌전이 앉아서 쉬고 있었어요.
그리고 마주한 낙타들의 얼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못생겨서 놀랐어요. 못생겼지만 한 없이 착해보이는 우리 낙타들? 더워서 힘들텐데 귀찮게 해서 미안.
이 낙타들에 올라 탑니다. 몽골의 낙타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등 쪽에 봉우리가 2개인 ‘쌍봉낙타’에요. 아프리카와 중독 사막의 낙타는 봉우리가 1개인 ‘단봉낙타’가 있다고 하네요.
로프를 꽉 잡고 올라탄 낙타.
쪼그려 앉아 있던 낙타가 다리를 쭈욱 펴니 순식간에 2m 이상 올라갔어요. 생각보다 높이가 높더라구요. 그리고 낙타의 털은 참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게르나 옷감, 인형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하더군요.
하긴 곧 추워질 이 시베리아 지역에서 버티려면 낙타도 이런 길고 따뜻한 털이 있어야겠죠.
낙타는 말보다 훨씬 느릿느릿 걷습니다. 더워서 힘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 가여운 낙타와 함께 사진을 찍고 낙타체험은 마무리 되었어요.
낙타를 타고 다시 캠프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 고비 사막지대가 펼쳐져 있네요. 아직도 규모가 그리 커 보이질 않았죠. 초원 한 가운데에 사막이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어요.
낙타체험을 마치고 사막 등반에 앞서 닭볶음탕으로 에너지를 채웁니다. 이 날은 정말 한식의 날이었나봐요. 사막 등반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 않고 힘들다는 말에 충분히 먹어뒀습니다.
오랜만에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으니 사람 같네요.
세계 3대 사막, 고비 사막의 홍고르엘스
Khongoryn Els
이제 해가 질 시간에 맞춰 홍고르엘스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캠프로부터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어요.
홍고르엘스는 고비사막 투어의 핵심으로 200km에 달하는 사막지대에요.
막상 이 홍고르엘스 사막 앞에 서니 그 규모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TV에서 보던 사막은 평평한 지평선이 끝없이 보이고 낙타 몇 마리 다니는. 그런 풍경이었는데 이 곳 고비 사막은 모래 언덕이 굉장히 높더라구요.
본격적인 사막 등반 전에 사진도 남기고!
이 모래 위를 걷는 데 신발은 짐일 뿐이에요.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모래 속으로 발이 푹푹 빠지거든요. 그래서 저희 팀은 신발을 한 곳에 모아두고 맨발로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 답게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어요. 우리 앞으로 먼저 가던 외국인들. 썰매를 들고 가네요. 정상에서 저 썰매를 타고 아주 시원하게 내려가더군요.
이 언덕을 오를 때에는 한 가지 팁이 있어요. ? 앞 사람이 밟고 올라간 발자국만 그대로 밟고 올라가는 것. 모래입자가 워낙 곱다보니 정말 발이 푹푹 빠져서 에너지 소모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그나마 앞 사람이 다지고(?) 올라간 부분을 밟으면 발이 덜 빠져서 올라가는 게 한결 더 수월했습니다. ?
서히 지쳐가는 우리 팀원들. 점점 네 발로 기어가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하죠.
그리고 사진에 보이듯이 생각보다 높이가 상당합니다.
저도 물론 네 발로 기어갔어요. 아니 저 네발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그냥 엎드려서도 갑니다. ?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놓을 수 없는 저 생명수. 물은 꼭 챙겨 가셔야해요!
한 10m 올라가고 한 번 쉬고, 또 10m 올라가고 쉬고.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힘들어요. 지옥불입니다.
마침내 도착한 언덕의 정상! 저 언덕에 도착하는 순간, 먼저 도착한 수 많은 여행객들이 박수치면서 소리 지르며 축하해줍니다.
그 기분 아시죠? 살면서 처음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 순식간에 하나가 된 것 같고 친구가 된 기분. 다들 축하를 받으며 기분좋게 정상에 섭니다.
도착하니 해가 이제 져가는 중이었어요. 이 드넓은 사막을 보니 괜히 세계 3대 사막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렇게 앉아서 한참을 바라봤어요.
이 순간만큼은 각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이 풍경을 살면서 또 언제 볼 수 있는걸까? 어쩌면 다시는 오지 못할 이 곳의 풍경을 눈으로 많이 많이 담아뒀습니다.
사막에서의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이 때, 누군가 이 순간에 정말이지 찰떡같이 어울리는 음악을 틀었어요.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이 몽골의 사막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이 음악에 소리도 지르고 난리였습니다.
영상을 통해 사막 정상의 느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곳에서 사진 많이 안찍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한 100장은 찍은 것 같아요. 워낙 말도안되게 아름다운 풍경이 배경으로 있기 때문에 어떤 사진을 찍어도 다 평생소장각입니다. ??
저 때 모래에 드러누우면서 청바지 주머니 곳곳에 모래가 조금씩 들어왔는데 이 모래가 한국까지 따라 들어왔더군요. 의도치 않게 함께 한국까지 온 몽골의 사막 모래가 너무 소중해서 작은 통에 따로 보관 중이에요.
초반에 우리 앞으로가던 외국인들이 썰매를 타고 시원하게 반대편 언덕 아래로 내려갔어요. 사실 다시 올라올 것을 생각하면 죽어도 못할 짓이라 저희 모두 엄두도 못냈거든요. ? 역시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몽골 고비 사막의 풍경을 배경으로 일몰의 순간입니다.
평소 바다나 도시에서 보던 일몰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었어요. 하늘은 주황 빛, 사막의 모래는 황금 빛, 그리고 선선한 바람.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입니다.
저희는 썰매를 따로 챙겨오지 않아서 이렇게 돗자리를 펴고 썰매를 타며 내려갔어요. ? 올라올 땐 그렇게 죽을 것 같았는데 내려갈 땐 모두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고비 사막투어를 마치고 우리의 게르 캠프로 돌아갑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게르 캠프의 밤
이 날의 밤은 샤워도 하고. 아주 뽀송뽀송하게 쉴 수 있었어요.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있는 게르 캠프였던 터라 조금 시끄럽긴 했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네요. 저희는 게르 사이에 돗자리를 펴고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또 한 번의 낭만적인 몽골의 밤을 즐겼습니다.
어떻게 찍어도 북두칠성은 정말 또렷하게 보이네요.
이 날 유난히 밝은 달 빛 아래 우리의 푸르공이 정말 귀엽더라구요. 푸르공과 함께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이렇게 이번 고비 사막투어의 핵심, 홍고르엘스 일정까지 마쳤습니다.
모든 순간이 너무 아름답고 신기하고 좋았지만, 우리 팀은 점점 도시가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 이제 남은 일정은 3일. 앞으로의 3일은 또 어떻게 이어질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게요!